사마광의 《자치통감》은 우리가 미래를 조망해 보려는 희망을 가졌을 때에 참고하여야 할 가장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 중국대륙에서 펼쳐진 1,362년간의 역사를 기록하였기 때문에 어느 한 시대만을 다룬 역사책과는 다른 것이었다. 인간은 1,362년 동안 시대에 따라서 추구하였던 이상도 다르고, 행동양식도 달랐던 것이므로 아주 다양한 경우를 다 포함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치통감》에서 다루고 있는 시대를 살펴보자.
권차
왕조
기록기간
내용
1-5
기원전 403 주나라의 권위가 무너지고 제후국들이 통일을 위해 각축전을 벌인 전국시대.
6-8 기원전 255-207
49년간
전국시대에 진나라가 통일을 준비하고, 통일을 왕성하였다가 망하는 과정.
9-68 기원전 206-서기219
425년간
진의 해체와 유방의 한왕조가 중국을 재통일한 과정, 황제체제의 성립과 왕망의 찬탈과정, 그리고 왕망의 몰락하는 전한 시대와왕망의 멸망과 유수의 후한이 재통일한 과정, 호족들의 등장과 후한의 몰락과정.
69-78 서기 220-264
45년간
후한의 멸망과 위, 오, 촉한의 삼국시대와 위의 촉한 정벌과정
79-118 서기 265-419
155년간
위의 몰락과 진의 등장과 삼국 통일과정, 북방 오호의 남하 북방의 분열과 진의 남천과 남북 대결과정.
119-134 서기 420-478
59년간
남조의 송왕조와 북방민족이 중국유입하여 이룩한 남북조시대.
135-144 서기 479-501
23년간
남조 송의 멸망과 제의 건국, 북조와의 대결과정.
145-166 서기 502-556
55년간
남조 제의 멸망과 양의 건국, 북조와의 대결과정.
167-176 서기 557-588
32년간
남조 양의 멸망과 진의 건국, 북조와의 대결과정.
177-184 서기 589-617
29년간
수왕조의 중국 재통일과 멸망과정.
185-265 서기 618-907
290년간
당왕조의 성립과 중국 고대문화의 완성 과정과 당말 절도사의 발호와 당의 멸망과정.
266-271 후량 서기 908-922
15년간
당의 멸망과 후량의 건설 및 오대십국의 진행과정.
272-279 후당 서기 923-935
13년간
후량의 멸망과 후당의 건설 및 오대십국의 진행과정.
280-285 후진 서기 936-946
11년간
후당의 멸망과 후진의 건설 및 오대십국의 진행과정.
286-289 후한 서기 947-950
4년간
후진의 멸망과 후한의 건설 및 오대십국의 진행과정.
290-294 후주 서기 951-959
9년간
후한의 멸망과 송태조 조광윤의 등장 및 오대십국의 진행과정.

총 294권 총 1,362년간

위의 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자치통감》에서 기록한 역사 가운데에는 주 왕조의 분열과 통일과정, 이민족의 등장과 이동, 장기간 분열시대와 새로운 사상의 등장, 재통일과 그 변화과정 등 다양한 역사 변화의 과정이 거의 다 들어 있다. 따라서 어느 한 시대만의 역사에서는 다만 그 시대의 상황만 볼 수 있는 것에 대하여 아주 다양한 인간활동을 접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로 《자치통감》은 적당한 정도의 분량이라고 볼 수 있다. 1,362년간의 역사를 294권에 담아 놓은 것이다. 294권이라는 분량을 오늘날의 책으로 환산한다면 대략 30책 정도의 분량일 것이다. 필자가 《자치통감》을 우리말로 번역하여 출간하였던 경험에 의하면 10권 정도를 한 책으로 묶을 수 있었다.

30책 정도의 분량으로 중국 1,362년간의 역사를 다 훑을 수 있다면 이를 많은 분량이라고 할 수 없다. 소설로 된 《삼국지》의 분량을 보거나 《열국지》와 비교한다면 알 수 있는 일이다. 《자치통감》에서는 삼국시대에 해당하는 것은 원래의 책으로 10권이므로 요즈음 책으로는 한 책 분량인 것이다.

이 책을 줄인 절요판은 사건의 흐름을 중간에서 아무런 설명 없이 끊어 놓았기 때문에 앞뒤를 아는 사람의 설명을 듣지 않으면 읽기가 어렵다는 호소를 많이 듣게 된다. 그러한 점에서 《자치통감》은 내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으면서도 군더더기 같은 내용을 없애서 역사공부의 효율성을 배가시켰다고 할 수 있다.

셋째로 서술하는 방법이 편년체이기 때문에 사건을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역사책이면서도 인간과 인간이 벌이는 사건이 연속되어서 마치 소설을 읽는 듯한 착각을 갖게 한다. 그 위에 절제된 문장 형태는 문학적 맛을 볼 수 있고, 시대에 따라서 달라지는 인간의 생각을 읽을 수 있어서 마치 철학사를 보는 듯하다. 그러한 점에서 이 책을 통하여 중국의 역사, 문학, 철학을 함께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제 다시 원래 역사를 읽는 이유로 돌아가서 생각하자.

역사책도 유용성을 가져야 한다고 앞에서 말하였다. 그렇다면 인간이 역사에서 찾을 수 있는 유용성은 무엇인가? 청나라 말기의 언론인이며 학자인 양계초의 말을 빌리면 역사는 정치(政治)를 하는데 유용하여야 하는 것이다.

정치는 보통 특별한 직업, 특히 정치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전유물로 생각한다. 그러나 정치의 정(政)이란 올바르다는 정(正)과 같은 말이다. 인간이 인간과 사귀고, 관계를 맺으며 올바르게 사는 것은 모두 정치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이 서로 사귀고 관계를 맺을 때에 어떻게 행동하고 말하는 가는 모두 정치와 같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