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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천하를 다툰 유방과 항우


천하를 다툰 유방과 항우

진(秦)나라의 시황제가 죽고, 2세 황제로 호해(胡亥)가 등극하였는데, 환관인 조고가 권력을 잡아 혼란에 빠지고 새로운 왕조인 한(漢)나라가 세워지기까지에는 초(楚)지역의 귀족인 항우(項羽)와 평민에 가까운 유방(劉邦)의 경쟁으로 요악할 수 있다. 이번에는 유방과 항우에 관하여 이야기 하여보자.
패(沛, 지금의 강소성 패현) 사람이 유방은 고향인 패현에서 군사를 일으켰고, 하상(下相, 지금의 강소성 숙천현) 사람인 항량(項梁)은 오(吳, 강소선 오현)에서 군사를 일으켰으며, 적(狄, 산동성 고원현) 사람인 전담은 제(齊) 지역에서 군사를 일으켰다.
유방의 자(字)는 계(季)인데, 생긴 모습은 코가 크고 용의 얼굴을 가졌으며, 왼쪽 팔뚝에는 72개의 점이 있었다. 사람을 아끼고 베풀기를 좋아하였으며, 생각은 탁 트였다. 항상 큰 도량을 가졌지만 집에서는 생산하는 일에는 종사하지 않았다.
애초에 사상정(泗上亭, 지금의 강소성 패현의 동쪽)의 정장(亭長)이었다. 선보(單父, 지금 상동성 선현의 남쪽)사람인 여공(呂公)은 관상 보기를 좋아하였는데, 유계(유방)의 생긴 모습을 보고 기이하게 생각하고 그의 딸을 주어 처로 삼게 하였다.
얼마 뒤에 유계는 정장이었으므로 자기가 소속한 현(縣)을 위하여 형벌을 받고 노역을 하게 되어 있는 형도(刑徒)를 여산(驪山)으로 호송하게 되었는데, 가는 도중에 형도들이 많이 도망하였다. 스스로 상황을 헤아려 보니 목적지에 도착할 때쯤에는 모두 도망할 것 같았다.
가다가 풍(豊, 지금의 강서성 풍현)이라는 곳의 서쪽에 있는 소택지(沼澤地) 가운데 있는 정(亭)에 도착하자 쉬면서 술을 마셨다. 술을 마시다가 밤이 되자 형도들을 풀어 주고 말하기를 ‘그대들은 모두 떠나시오. 나 또한 여기서 떠나겠소.’라고 하여 해산시켰다.
이 말을 들은 형도들 가운데 장사가 되어 좇기를 원하는 사람이 10여 명이었다. 유계는 술을 잔뜩 마시고 밤중에 소택지 가운데를 건너가는데, 큰 뱀이 길에 있었다. 유계는 칼을 뽑아서 뱀을 죽였다. 그러자 어떤 할멈이 통곡을 하며 말하였다. ‘내 아들은 백제(白帝)의 아들인데 변화하여 뱀이 되어서 길에 있었다. 그런데 적제(赤帝)의 아들이 이를 죽였구나’ 말을 마친 그 할멈은 홀연히 사라졌다.
그리고 유계는 도망하여 망산(芒山)과 탕산 사이에 있는 소택지로 도망하여 숨었는데, 여러 차례 이상하고 기괴한 일을 겪었다. 패(沛)지역에 사는 젊은이들이 이 소식을 듣고 대부분 그에게 붙으려고 하였다.
이러할 때에 진섭(陳涉)이 군사를 일으키게 되니 패현의 현령(縣令)은 패현을 들어 가지고 그에게 호응하려고 하였다. 이 때에 연리와 주리(主吏)인 소하(蕭何)와 조참(曹參)이 말하였다. ‘그대는 진(秦)나라의 관리이신데 지금 그것을 배반하고서 패현에 사는 젊은이들을 인솔하려고 하지만 아마도 말을 듣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원컨대 그대는 밖에 있는 많은 도망한 사람들을 불러서 수백명을 얻어 가지고 이어서 무리에게 겁을 줄 수만 있다면 무리들은 감히 명령을 듣지 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마침내 번쾌로 하여금 유계를 불러 오게 하였다.
유계의 무리는 이미 수백명이었으므로 패현의 현령은 후회하면서 그가 변란을 일으킬까 두려워하여 마침내 성문을 닫고 성을 지키면서 소하와 조참을 죽이려고 하였다. 소하와 조참은 성벽을 넘어가서 유계에게 보호를 받았다. 유계는 마침내 비단에다 편지를 써서 화살에 매달아 성 위로 쏘았다. 패현에 사는 나이 먹은 어른들에게 어떻게 하는 것이 이롭고 어떻게 하는 것이 해로운지를 설명한 것이다. 나이 먹은 어른들은 마침내 젊은이들을 인솔하여 패현의 현령을 죽이고 성문을 열어 유계를 영접하고 그를 추천하여 패공(沛公)이 되게 하였다. 그리고 소하와 조참이 패지역에 사는 젊은이들을 모으니 3천 명이 되자 제후들에게 호응하였다.
한편 항량(項梁)이라는 사람은 옛날 전국시대 초(楚)나라의 장수인 항연(項燕)의 아들이다. 일찍이 사람을 죽이고 조카인 항적(項籍)과 더불어 오(吳, 지금의 소주)지역에서 원수를 피해 있었다.
항적은 젊어서 책을 공부하였으나 성취하지 못하자 그만두었고, 칼쓰는 법을 배웠으나 또 성취하지 못하였다. 항량이 그에게 화를 내었더니 항적이 말하였다. ‘책을 공부하여서는 자기의 성명이나 기록하면 충분하고 칼 쓰는 법은 한 사람을 대적하는 것이므로 배울 만 하지 못합니다. 저는 만인(萬人)을 대적하는 공부를 하겠습니다.’ 이에 항량이 마침내 항적에게 병법(兵法)을 공부하게 하니 항적은 크게 기뻐하였다. 그런데 그뜻을 대강 알고서는 또 끝까지 배우려고 하지 않았다. 항적은 키가 8척이 넘었고, 힘은 무거운 솥을 들 수 있었으며, 재주와 그릇이 보통 사람을 뛰어 넘었다.
회계(會稽)태수인 은통(殷通)은 진섭이 군사를 일으켰다는 소식을 듣고 군사를 일으켜서 진섭에게 호응하려고 하면서 항량과 환초(桓楚)로 하여금 군사를 거느리게 하였다. 이 때에 환초는 소택지로 도망해 있었다. 항량이 말하였다. ‘환초는 도망하였는데, 사람들은 그가 있는 곳을 알지 못하지만 오직 항적은 이를 압니다.’
항량은 마침내 항적에게 칼을 가지고 밖에 있도록 주의를 주고, 항량은 다시 들어가 태수와 더불어 앉아서 말하였다. ‘청컨대 항적을 불러서 명령을 받고서 환초를 불러오게 하여 주십시오.’ 태수는 말하였다. ‘좋소.’ 항량은 항적을 불러서 들어오게 하였다.
잠간 사이에 항량은 항적에게 눈짓을 하며 말하였따. ‘시행해도 좋다.’ 이에 항적은 드디어 칼을 빼어서 태수의 목을 베었다. 항량은 태수의 잘린 머리를 가지고 그가 찼던 인수를 찼다. 문 아래에 있던 사람들은 크게 놀라고 소란스러워졌다. 항적이 쳐서 죽인 사람이 십수 백 명이 되자 전체 관부(官府)에 있던 사람들이 기세를 잃고 엎드렸다.
항량은 마침내 옛날에 알고 있던 세력 있는 관리들을 불러서 큰일을 일으킨 이유를 알아듣게 말하고, 드디어 오(吳)지역에 있는 군사를 일으켰다. 그리고 사람을 시켜서 그 밑에 있던 현에 있는 사람을 다 걷어 들여서 정예의 병사 8천 명을 얻었다. 항량은 회계 태수가 되고 항적은 그의 비장(裨將)이 되었다. 이 때에 항적의 나이는 24세였다.
진(秦)나라가 혼란에 빠지자 사방에서 반란이 일어났고, 제일 먼저 반란을 일으킨 사람은 진섭(陳涉)이었다. 이 틈에 사방에서 반란이 일어났는데, 후에 한(漢)왕조를 세운 유방을 여기서는 그의 자(字)를 써서 유계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 유방에 맞서서 싸운 사람이 항적이라고 부른 항우(項羽)이다. 항우의 힘은 산을 뽑아 버릴 만 하고, 기개(氣槪)는 세상을 다 덮어 버릴 만 하였지만, 자기만 믿고 사람을 모이지 못하여 유방에게 쫓긴다.
항우는 유방에게 쫓겨서 한고조(劉邦) 5년(기원전202년) 12월에 해하(垓下)에 이르렀다. 밤중에 사방에서 노래 소리가 들려 오는데 초(楚)지역에서 유행하는 노래였다. 초지역 출신이 아니면 부를 수 없는 노래인데, 자기를 포위하고 있는 한나라 군사들이 초(楚)지역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마땅히 자기의 군사였어야 할 초지역 사람들이 한(漢)나라 군사가 되어 자기를 포위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어졌다. 슬피 노래를 부르며 애마(愛馬) 추(騶)를 타고 용감하게 싸우다. 옛날 부하를 보자 자기의 목을 내주어 유방에게 상을 받도록 하고 죽는다.
항우는 개인적으로는 영웅이다. 힘도 장사이고 포부도 컸다. 그래서 훌륭한 부하를 제대로 알아주지 못하였따. 그러나 유방은 자기의 부족함을 알아서 사람을 잘 쓰려고 노력하였다. 유방 스스로도 자인(自認)하기를 ‘지략에는 장량보다 못하고, 군사지휘에서는 한신만 못하며, 내치(內治)에서는 소하만 못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장점을 잘 이용할 줄 아는 능력이 있었다. 한번 음미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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