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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화 악독한 여태후의 죽음
한고조 유방이 죽은 다음에 아들인 혜제가 등극하였다. 기원전 195년 4월의 일이었다. 그렇게 되면 유방의 부인인 여후(呂后)는 여태후가 되어 보통은 뒷방 신세를 져야 하지만 어린 혜제를 대신하여 모든 권력을 행사하였다. 여태후가 제일 먼저 처리한 일 가운데 하나는 한고조 유방이 살아있을 때 유방이 아끼던 척부인과 그 아들을 처치하는 일이었다.
여후는 척부인을 구금시키고 머리를 깎아버리고 붉은 죄수옷을 입혀서 방아를 찧게 하고 그 아들인 조왕을 불렀다. 황제가 된 혜제는 자기 어머니인 여후의 속마음을 알고 어린 이복동생인 조왕을 멀리까지 직접 나가서 영접하여 데리고 들어왔다. 그리고 함께 기거하며 음식도 함께 먹었다. 그리하여 여후가 그를 죽이려고 하였지만 틈을 얻지 못하게 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혜제가 일찍 사냥을 나가는데, 조왕은 나이가 12살 밖에 안되어 일어나지 못하여 데리고 나가지 못하였는데, 여태후는 사람을 시켜서 독약을 갖다가 조왕에게 먹게 하여 죽였다.
다시 여태후는 척부인의 손과 발을 자르고 눈알을 뺏으며, 약을 먹여서 귀머거리를 만들고 벙어리로 만들었다. 그리고 변소에 놓아두고 '사람돼지'라고 불렀다. 며칠 뒤에 황제인 혜제를 불러서 '사람돼지'를 보게 하였다. 그것이 척부인인 것을 물어서 안 황제는 크게 통곡하였다. 이로 인해서 그만 병이 나서 1년 이상 일어나지 못하였다.
황제는 사람을 시켜서 태후에게 말하게 하였다.'이것은 사람이 알바가 아닙니다. 신이 태후의 아들이 되었으니 천하를 다스릴 수가 없습니다.' 황제는 그 후에 매일 술을 마시고 음한란 짓만 하면서 정치를 관장하지 않았다.
다음해에 유방의 서자인 제나라 도혜왕이 경사에 와서 조현하였다. 태후 앞에 술을 마시는데 황제는 도혜왕이 자기의 형이므로 상좌에 앉게 하였다. 이것을 본 태후는 화가 나서 도혜왕 앞에 독이 든 술을 따라 놓았고 도혜왕에게 축수하며 마시라고 하였다. 이를 알아차린 황제는 도혜왕을 따라 일어나서 도혜왕의 술잔을 빼앗았다.
황제가 이것을 마실까 걱정한 태후는 황제가 들고 있는 술잔을 엎어 버렸다. 도혜왕은 이상하게 생각하고 술이 취한 척 하면서 그 자리를 피하였지만 그 후에 그 술잔에 독이 들었던 것을 알고 크게 두려워 하였다.
그후 10년이 지나는 사이에 혜제도 죽자 태후가 직접 나라를 다스렸지만 불안한 일들이 생겼다. 태후는 재앙을 제거하고 복을 비는 불 이라는 기도제사를 지내고 돌아오는 길에 지도라는 곳을 지나는데, 이상한 것이 나타났다. 푸른 개와 같은 것이 나타나서 태후의 겨드랑이를 무는 것 같더니 홀연히 사라진 것이다.
점을 쳐보았더니 점쟁이가 말하였다. '죽은 조왕인 유여의가 빌미가 되었습니다.' 조왕 유여의는 혜제가 사냥 간 사이에 태후가 독을 먹여 죽인 그 사람을 말하는 것이었다. 태후는 죽은 뒤가 겁이 나서 자기의 동생인 여록에게 북군을 장악하게 하고, 여산은 남군을 통솔하게 하여 자기 친정 식구들이 군사권을 다 갖게 만들었다. 그러고는 곧 죽었다.
그러나 태위인 주발이 북군으로 들어가서 군사들을 모아 놓고 '여씨를 위하는 사람은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유씨를 위하는 사람은 왼쪽 어깨를 드러내라!'고 하였다. 여씨는 여후와 그 일가를 말하는 것이고 유씨는 유방이 세운 한나라의 황실을 말하는 것이었다. 여씨들은 인심을 잃었기 때문에 군사들은 모두 왼쪽 어깨를 드러내어 한나라 황실을 따르겠다고 하였다. 이 한마디가 나온 이후로 여씨들은 다 잡혀 죽었다.
권력이 얼마나 무상한 것인가를 잘 설명하여 주는 대목이다. 사람답게 사는 것이 쉽지는 않은 세상이다. 사람은 관 뚜껑을 닫은 다음에 평가되는 것이 진짜 평가인 것임을 자각하는 것 또한 새겨 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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