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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후한을 지탱하게 한 것

후한 효헌제 건안 24년은 후한의 마지막 해이다. 다음해인 서기 220년에는 조조의 아들 조비에게 헌제가 선양(禪讓)하여 한(漢)왕조는 없어지게 된다. 바로 한이 망하기 바로 전해인 건안 24년에도 이미 한(漢)의 운명을 거의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이 해에 강남지역에 자리 잡은 손권은 자기 보존책으로 조조에게 편지를 하여서 칭신(稱臣)하였다. 칭신이란 내가 당신의 신하가 되겠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밝히는 것이다.
손권이 조조에게 칭신하였으니, 조조는 군주이고 손권은 신하라는 말인데, 이 편지에서 손권은 천명이 조조에게 있다는 입에 발린 말도 하였다. 조조가 이 편지를 받아서 여러 사람들에게 보이며, 말하였다. ‘이 아이가 나를 환한 화롯불 위에 걸터앉히려고 한다.’ 한(漢)은 오행가운데 화덕(火德)을 존중하였으므로, 화톳불은 바로 한 왕조를 가리키는 말이고, 그 위에 올라가라는 말은 한(漢)을 깔고 앉으라는 말인 것이다. 그러면서 여러 사람들의 생각을 슬쩍 알아보려고 한 것이다.
이 뜻을 안 조조의 시중(侍中)인 진군(陳群)은 얼른 말하였다. ‘한나라의 운명이 이미 끝났음은 비단 오늘에서야 맞은 것은 아닙니다. 다른 뜻을 가진 손권이 먼 곳에서 비록 겉으로지만 칭신한 것은 하늘과 사람들이 감응하였다는 증거이니 의심하지 말고 황제에 오르십시오.’ 진군의 뜻은 손권이 칭신하고 싶지 않았지만 대세가 기울어서 칭신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으니 이미 왕조교체의 대세는 기울었다는 증거라고 한 것이다.
그러나 조조는 ‘만일 천명이 나에게 있다고 하여도 나는 주(周)나라 문왕과 같이 되리라.’고 하면서 한걸음 물러섰다. 주나라 문왕은 천하의 3분의 2를 갖고도 주를 섬겼던 덕스러움을 보였고, 그 아들 무왕이 되어서야 바로 은(殷)을 쳐서 천하를 갖게 되었으니, 이 말은 자기는 한을 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고 스스로를 덕치의 으뜸인 문왕으로 자처한 것이다.
자치통감의 저자 사마광은 이 대목에서 덕치에 관하여 말하면서 조조가 겉으로나마 한을 쓰러트리지 않겠다고 한 이유를 분석하였다. ‘교화(敎化)란 국가가 급히 해야 할 일인데도 세속적인 관리가 그것을 태만히 하였습니다. 풍속이란 천하의 큰일인데 용열한 임금은 이를 소홀히 하였습니다. 그래도 후한이 200년을 간 것은 밝고 지혜로운 군자가 깊이 생각하고 멀리 바라보며 일을 처리하였기 때문인데, 그 사람은 바로 광무제 유수였습니다.’
유수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교육에 힘을 썼고 그것이 아주 많은 인재를 길러 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높은 관직을 가진 사람부터 벼슬을 하지 않은 사람까지 모두 의리와 충성을 가졌기 때문에 혼탁한 시대를 만나도 나라가 망하지 않고 지탱하게 해주었다는 것이며 그러기 때문에 조조기 비록 포악하여도 감히 겉으로는 한 왕조를 넘보겠다는 말을 못한 것이라고 해석하였다.
우리에게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무한한 경쟁체제 속에 들어가 있고, 눈 깜작할 사이에 우리를 위협하는 세력은 도처에 나타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나라를 유지한다는 것, 가정을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자녀들에게 이기는 방법을 가르쳐서 전쟁터로 내 보내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경쟁은 경쟁을 낳는 것, 이제 누군가에 의하여 평화 교육이 시작되어야 할 것 같다. 정말 자녀들을 계속하여 전쟁터로 몰아넣을 것인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경쟁은 상대가 있지만 덕스러움으로 포용하면 적이 없다. 상대방의 요구가 아무리 날카로워도 보자기로 싸면 내 소유가 된다. 포용은 지는 것이 아니고 모두를 갖는 것임을 어떻게 몸으로 느끼게 할까 이것이 오늘의 과제이다.(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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