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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조조의 꾀와 손권의 전략

후한 말에 양자강 유역에서 세력을 키우던 손책(孫策)이 죽었다. 이 소식을 들은 조조(曹操)는 강남지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알고 오(吳)지역을 공격하려고 하였다. 이를 안 시어사 장굉(張紘)이 조조에게 말렸다. 양자강 유역인 오(吳)지역을 손에 넣고자 하는 뜻은 알겠지만 거기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첫째로는 명분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 손책이 죽은 상사(喪事)가 있는 곳을 틈타는 것은 점잖지 않습니다. 춘추에는 적국을 공격하다가도 그 나라에 상사가 있으면 공격하는 것을 중단하였습니다. 다음으로 만약에 그것을 무시하고 공격한다고 치다가 만약에 성공을 못한다면 원수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하니 우선은 오와 우호관계를 더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후의 목적이 오를 집어 삼키는 것이지만 그러나 명분을 쌓고 좀 더 기회를 보자는 뜻이다. 이 말을 들은 조조는 즉시 표문(表文)을 겉으로는 점잖게 손책의 동생인 손권을 토로(討虜)장군으로 삼아 줄 것을 헌제에게 요청하였다. 동시에 회계태수로 삼아서 강동지역에 있는 회계를 다스리게 하였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에게 간언을 한 장굉을 동부(東部)도위로 삼아서 강남에 내려가서 손권을 보좌하는 척하면서 손권을 자기에게 귀부하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원래 장굉은 손책 밑에서 정의교위로 있었는데, 손책이 그를 조조에게 보냈고, 조조는 그를 자기 사람으로 삼으려고 황제를 모시는 시어사로 삼아서 우대하였다가, 이번에는 그를 자기편에서 이용하려고 남쪽으로 내려 보낸 것이다.
손권의 어머니는 손권이 나이가 어리므로 장굉 등으로 하여금 손권을 보필하게 하였다. 그러나 손권의 어머니 태부인의 뜻도 역시 강동지역을 어떻게 자기 세력 아래 계속 둘 것이냐에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하나하나 점검해 나갔다. 그리고 장굉이 비록 북쪽에서 임명을 받고 왔지만 일단 지금 자기를 돕고 있기 때문에 이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마음을 넓혀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자 하였다.
또 북쪽에서 내려 왔던 노숙(魯肅)이 다시 북쪽으로 돌아가려고 하였다. 노숙은 북쪽 조조에게 있다가 손책을 좇아서 남쪽으로 내려 왔었는데, 손책이 죽자 강남에는 희망이 없는 것으로 보고 다시 조조에게로 돌아가려고 한 것이다. 이를 안 주유(周瑜)가 북쪽으로 가는 것을 말리면서 손권에게도 노숙을 잡아 두어 그의 도움을 받으라고 하였다.
지금 후한은 황제가 있지만 조조가 황제를 끼고 전국의 정치를 오로지 하는데, 유비는 조조의 손아귀를 빠져 나와서 달아났고, 강남의 손씨 세력도 손책을 잃으므로 위기를 맞이한 시기였다. 이러한 시기에 동남쪽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오(吳)의 손권이 버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사람이었다. 객관적 조건을 최대한 이용하고 반전(反轉)의 기틀을 만들어 내는 것도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손권은 주유의 말을 듣고 노숙을 잡고서 간곡하게 방략을 물었다. ‘지금 한의 황실은 기울어져서 위태로운데, 춘추시대에 주(周)왕실을 도와 천하를 진정시킨 제환공이나 진문공 같은 패권을 세우고자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겠소? 좀 도와주시오.’ 노숙이 대답하였다. ‘한나라의 고제 유방은 천하에서 함께 세운 의제(義帝)를 존중하였지만 당시에 항우(項羽)가 방해하여 못하였는데, 지금 조조는 마치 항우와 같아서 패권을 세운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오히려 강남지역을 떼어내어 독립하면서 왕업(王業)을 세우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지금은 천하에 관심을 갖지 말고 실질적인 세력을 넓히라는 충고였다.
이것으로 손권은 누란의 위기에 있던 오를 강동에서 발판을 만들고 결국 삼국(三國)의 한 축이 되게 하였다. 거대한 미국과 중국 세력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이냐? 노숙에게서 한 수 배울 만하다.(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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