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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등극한 후 표변한 오의 손호

위의 마지막 황제 조환(曹奐)을 폐하고 사마염이 황제에 올라서 진(晉) 왕조를 열었다. 말하자면 중원지역에서는 무능한 위(魏)의 조정은 구축되고 사마의(司馬懿)에서부터 내려온 사마씨의 집안에서 권력을 정식으로 잡은 것이다. 이와 대결하여야 하였던 오(吳)로서는 위기라고 보아야 했다. 누가 보더라도 새 왕조인 진(晉)은 삼국가운데 남아 있는 오를 정복하려고 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새로이 오에서 권력을 잡은 손호(孫皓)는 손권의 손자이긴 하지만 잘 못 세워진 사람이었다. 손권의 아들인 경종 손휴(孫休)가 나이 30이 되어 병에 들었다. 죽음을 예상하고 그의 어린 아들 손완을 데려다가 승상인 복양흥(濮陽興)에게 부탁하였다. 그런데 일단 손휴가 죽고 나자 당시 내외의 정세로 보아 어린 황제를 세우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하여 나이가 든 다른 사람을 구하기로 하였다.
마침 태자였다가 아버지 손권에게 쫓겨난 손화(孫和)의 아들인 오정호(烏程侯) 손호가 똑똑하다는 칭찬하는 사람이 있었다. 당시에 정치를 맡은 승상 복양후와 군사권을 가진 좌장군 장포(張布)가 경종비인 주태후에게 여러 번 유세하여 손호를 후계자로 삼게 하였고 드디어 황제가 되었다. 주태후는 자기 아들의 등극을 포기하고 오를 위하여 큰 결단을 한 셈이었다.
손호는 황제가 되어서 처음에는 궁핍한 사람을 구제하고 궁녀를 내 보내고, 황제가 기르던 금수(禽獸)를 놓아 보내는 일을 하니 화합의 군주라고 칭송을 받았다. 그러나 권력을 일단 쥐고 나자 거칠고, 사납고, 주색에 빠졌다.
손호는 자기 아버지 손화가 태자로 있다가 쫓겨났고, 삼촌인 경제 손휴가 황제에 오르는 과정에서도 개인적으로 분하고 억울한 일이 있었을 것이다. 자기 아버지 대신 황제에 오른 손휴도 미웠을 것이고, 숙모인 주태후도 보기 싫었을 것이다. 그러자 자기를 황제에 오르게 경종 손휴의 비인 주태후를 깎아내리어 경황후로 하고, 자기를 황제에 오르도록 여러 차례 주태후에게 건의한 복양흥과 장포를 잡아 귀양 보내고 도중에 죽이기까지 하였다. 은혜를 원수로 갚은 셈이었다.
그리고 손권의 급사였던 하정(何定)을 신임하고 여러 가지 일을 맡겼다. 오(吳)에서 대대로 중신(重臣)이며 승상인 육개(陸凱)가 하정에게 면전에서 정사를 기울이고 어지럽힌다고 책망하고, 고치지 않으면 예측할 수 없는 화가 미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뿐만 아니라 직접 황제인 손호에게 하정을 궁궐 밖으로 내 쫓으라고도 하였다. 육개는 오나라에서 큰 공로를 세운 버팀 목이었다.
육항(陸抗)도 손호에게 당시의 정세의 어려움을 진술하고, 이어서 ‘신은 이러한 문제를 생각할 적마다 매번 밤새도록 베개만 어루만지고 잠을 못자고 식사를 앞에 두고도 먹는 것을 잊고 있습니다.’ 라고 하면서 당장 해야 할 일 17개를 진술하였다. 그러나 은혜를 원수로 갚는 손호가 이를 받아들일 사람은 아니었다.
위로부터 선양을 받은 사마염은 조씨들의 사치와 각박함을 돌려서 어짊과 검소함으로 정치를 하면서 오를 멸망시킬 뜻을 가지고 있었던 진의 사마염을 막을 길이 없게 되었다. 결국 손호는 황제에 올라 16년 만에 오의 멸망을 맞았다. 국내의 작은 원한을 덮고 큰 국제정세를 보지 못한 결과였다.(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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