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진 간문제 시절에 환온(桓溫)은 재주도 있고, 지략도 있으며 그로 인하여 지위와 명망도 갖고 있었다. 그는 진(晉)이 낙양에 도읍을 두고 있을 때에 오호(五胡)의 침략을 받아서 남쪽 양자강유역에 다시 둥지를 튼 동진에서 환온은 큰 버팀 목이었다. 그가 군대를 이끌고 과거에 진의 도읍이었던 낙양을 점령하였던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 공로 덕택에 대사마(大司馬)에까지 올랐다. 동진 안에서는 그가 최고의 군권(軍權)을 장악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 후에 그는 군사작전에서 두 번이나 실패했다. 성공해서 상을 받았다면 실패하였다면 벌을 받아야 했지만 벌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황제가 될 생각을 했다. “남자가 빛나는 이름을 백세(百世)에 흘러가게 할 수 없다면 또한 마땅히 냄새나는 것이라도 만 년 동안 남겨야 하겠지!”라고 하였다. 냄새나는 방법을 써서라도 황제가 되려한 것이다.
냄새가 난다는 말은 부정(不正)이나, 불의(不義), 혹은 반역(叛逆) 같은 짓을 말하는 것이다. 또 만년 동안 이름을 남기겠다는 말은 황제가 된다는 의미이다. 자기가 세운 공로만 생각했지 자기가 저지른 실패는 고려하지 않는 태도였다. 그러므로 정상적으로 보면 환온은 동진의 황제가 될 수 없는 데도 이를 이루고자 한 사람이었다.
그래도 그는 황제가 되고자 하는 욕심을 버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점을 잘 치는 사람에게 물었다. “밝으신 공의 공훈은 우주(宇宙)에 이를 것이고, 지위는 신하의 최고까지 이를 것입니다.” 공로를 세워서 신하 가운데 최고의 자리를 차지할 수는 있지만 황제가 될 수는 없다고 말한 것이다. 이 말을 듣고도 환온은 그의 욕심을 포기할 줄 몰랐다.
이러한 환온의 마음을 읽은 그의 참군인 치초도 여러 가지 형편으로 보건대 그가 세운 공로를 가지고는 순리로 황제가 되기는 어렵다는 말을 했다. 점괘로 보거나 그 측근이 보거나 불가능한 일인데도 그는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치졸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황제가 되고자 했다.
이처럼 정상적인 방법이 없게 되자, 비겁하게도 당시의 황제 간문제의 약점을 이용하였다. 당시 황제인 간문제는 아기를 낳을 수 없다고 소문을 퍼뜨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덧붙여서 간문제는 자기의 후궁의 침실에 외간 남자를 끌어들여서 아기를 낳게 하고, 그를 후사로 삼으려고 한다고 소문을 퍼뜨린 것이다. 이 소문이 돌면 환온은 간문제를 부도덕한 사람으로 몰아서 황제에서 끌어내리고, 다른 사람을 임시로 세운다음에 자기가 그 사람에게 선양을 받겠다는 계획이었다.
드디어 환온은 소문이 퍼지자 이 소문을 근거로 폐위시켜야 한다는 명분을 만들었다. 그리고 군대를 끌고 건강으로 들어갔다. 겉으로는 정의로운 기병(起兵)이었다. 사마씨가 아닌 사람으로 간문제의 뒤를 잇게 할 수 없다는 명분이었지만 속으로는 자기가 황제 자리를 찬탈하겠다는 생각이었다. 결국 황태후로부터 현임황제를 폐위시키고, 대신 회계왕(會稽王) 사마욱(司馬昱)을 황제로 세우도록 종용하였고, 드디어 그를 황제로 세웠다. 일차적으로 성공했다. 이제 사마욱으로부터 선양을 받으면 성곡하는 것이다.
그러나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 법. 생각지도 않게 황제가 된 사마욱은 환온이 선양을 요구하려고 들어오자 환온이 아무 말도 할 수 없도록 눈물만 계속 흘린 것이다. 사마욱이 환온에 앞서 선수를 친 것이다. 결국 환온은 자기가 세운 황제 사마욱에게 자기의 본래 뜻을 전달할 기회를 잡지 못하였다. 더러운 방법으로라도 황제가 되고 싶어 했던 환온의 꿈은 깨진 것이다.
대선이 다가 온다. 온통 깨끗하고 능력 있으며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한 몸 바치겠다는 사람들뿐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환온처럼 상대방의 약점을 찾기에 혈안이 되어 온갖 시시콜콜한 약점을 찾아내서 발표한다. 이러한 일들이 마치 환온처럼 자기의 냄새나는 속마음은 감추고, 간문제의 약점을 들추어내는 저급한 행동이 아닌지 살펴 볼 일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