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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도박을 잘하는 환온의 승리

사마염이 위(魏)왕조를 세웠는데, 그가 죽고 그의 아들 사마충(司馬衷)이 황제에 올랐으나 그는 바보로 알려졌다. 그는 콩과 보리도 구별 못하는 사람이라고 알려져 있다. 우리가 요즈음도 분별력이 없는 사람을 숙맥(菽麥)이라고 하는 데, 이 말은 사마충에게서 나온 말이라고 알려진다. 황제가 이렇다 보니 사마씨들은 각기 군사를 가지고 권력을 잡으려고 싸움질을 하였다. 이 싸움에 가담한 왕이 여덟 명이어서 8왕의 난이라고 부른다.
나라가 이 꼴이니 전국을 통치할 수 없었다. 그래서 예전에 유비가 자리 잡았던 촉(蜀) 땅에 이특(李特)이 독립된 정권을 세웠다. 그리고 나라 이름을 한(漢)이라고 하였는데, 촉지역의 도읍인 성도(成都)에 있다고 하여 이를 성한(成漢)이라고 불렀다. 성한은 작은 나라지만 사방이 산으로 둘러 싸였고, 또 성도지역은 농사짓기에도 좋아서 그런대로 잘 살았다.
중원지역에서는 8왕의 난 끝에 진(晉)나라의 회제 사마치와 민제 사마업이 차례로 흉노가 세운 한(漢, 전조)으로 잡혀갔다. 그래서 진(晉)은 도읍 낙양으로 버리고 양자강 유역의 건강(建康, 남경)에 겨우 진(晉)을 재건하는 커다란 격변기간을 보냈다. 그래도 촉지역에 있는 성한은 이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편안하게 지냈다.
이러한 편안함은 이특을 이어받아 이웅(李雄)이 뒤를 잇고, 이반(李班)과 이수(李壽)를 거쳐서 이세(李勢)에 이를 때까지 40년간 큰 문제없이 독립된 정권을 유지하였다. 그런데 이세시대에 이르자 그는 교만해졌다. 나라의 일에 소홀하고, 아첨하는 사람과 가까이 하였으며 형벌을 가혹하게 하면서 정치를 하였다. 자연히 사람들의 마음은 성한에서 떠났다.
이러한 때에 동진의 안서장군 환온(桓溫)이 진(晉)의 영토를 떼어내어 독립한 성한을 치러 나섰다. 동진으로서는 촉에 있는 성한을 치는 일은 숙원사업이었다. 그러나 그동안 촉지역은 산세가 험하고 방어하기에 좋은 지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실행 못하였던 것이다. 이때에 환온이 성한을 치러 간다고 할 때에도 그곳의 험한 지형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걱정하였다.
그런데 유담(劉惔) 한 사람만은 환온이 이길 것이라고 하였다. 유담은 환온이 평소에 내기놀이를 잘 하는데, 이기지 않는 경우에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전쟁에서도 승리할 것이라는 것이다. 평소의 성격을 가지고 전쟁의 결과를 가늠해 본 것이다.
드디어 환온이 군사를 이끌고 성한으로 들어가는 입구인 민강 남쪽에 있는 팽모에 도착하였다. 이제 곧 성한의 국경을 넘어서 공격해야할 시점이 된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공격할 것이냐로 분분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전한 길을 걷고자 했다. 군사를 둘로 나누어 양쪽으로 나누어 진격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면 성한의 군사도 분산될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원교라는 사람은 이를 반대하였다. 일상적인 경우라면 그 정책이 맞지만 지금의 경우는 다르다는 것이다. 환온이 이끄는 동진의 군대는 이미 도읍을 떠나서 아주 먼 길을 달려왔다. 따라서 이 군대에게 보급할 보급로는 길어 언제 중간이 끊길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런데 태평하게 시간을 두면서 작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밥 짓는 솥을 다 깨버리고, 병사들에게 3일치의 양식만을 나누어 주고 그 양식을 다 먹을 때까지 승리하여 성도에서 양식을 구해 먹지 못하면 죽을 수밖에 없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작전으로 결국 환온은 승리하여 이세를 붙잡아서 건강으로 압송하였다.
사람은 언제나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로 고민한다. 크게는 국가의 운명을 놓고 선택하고 작게는 자기 한 사람의 운명을 놓고 선택한다. 그런데 선택할 때에 한 자락 깔고 하면 전력투구하지 못한다. 그래서 실패한다. 금년은 선거의 해이다. 선택의 해인 것이다. 온 재산을 걸고 내기하는 마음으로 신중히 사람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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