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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왕씨도 설득시키지 못한 왕돈의 반역계획

사마씨가 세운 진(晉)나라는 황제가 두 사람이나 전조에 잡혀가서 죽는 바람에 더 이상 지탱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마씨로 강남지방에 있던 사마예가 진(晉)을 부흥시키겠다고 하면서 황제에 오르니 이 사람이 동진(東晋)의 원제(元帝)이다.
원제가 다시 진을 부흥시켜서 동진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큰 공로를 세운 사람이 왕돈(王敦)과 왕도(王導)였다. 왕씨 집안에서 사마씨를 크게 도운 것이다. 이때에 왕돈은 군사적인 일을 맡았고, 왕도는 내치를 맡아서 일을 꾸려 나갔었다. 그런데 일단 성공 한 다음에 왕돈은 자기의 공로가 많다고 생각하여 교만하고 방자해 졌다.
원제 사마예는 이러한 왕돈을 싫어하여 조금씩 왕돈은 정치의 일선에서 소외시켜 나갔다. 정치에서 점차 소외되는 것을 느낀 왕돈은 앙앙불락하다가 드디어 군사를 일으켰다. 그리고 도읍인 건강을 향하였고, 드디어 건강을 포위하기에 이른다. 이리하여 새로 생긴 동진의 모든 권한을 장악하였다.
이러한 일을 만난 원제 사마예는 걱정스럽기도 하고 분하기도 하여 병이 생겼다. 왕돈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로 죽고 뒤를 이어서 그의 아들인 사마소(司馬紹)가 뒤를 이어서 황제가 되었는데, 이 사람이 명제(明帝)이다. 권력을 다 쥐었다고 왕돈이 만족할 사람은 아니었다. 끝내는 진(晉)으로부터 황제의 자리를 빼앗으려고 계획을 진행하였다. 진에 반역하겠다는 것이다.
같이 이 역모를 진행시킨 사람은 왕돈의 모사(謀士)인 전봉(錢鳳)이었다. 말하자면 동진에서 실권을 쥔 대장군으로 남는 것 보다는 황제가 되고 싶었던 것이다. 이러한 계획은 비밀에 붙여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는 일이다. 그런데 그 비밀이 엉뚱하게 새 나갔다.
왕돈에게는 총명하였던 조카 왕윤지(王允之)가 있었는데 아직 성가(成家)하지 아니한 총각이었다. 그래서 왕돈은 똑똑한 조카 왕윤지를 아껴서 항상 데리고 다녔다. 왕돈은 한 밤중이면 항상 술을 마셨는데, 어느 날 밤에 왕윤지도 같이 술을 마시다가 술에 취하였다고 먼저 자리에 누웠다.
그런데 그날 밤중에 왕돈은 모사 전봉과 반역의 모의를 하였는데, 이를 왕윤지가 들었다. 만약에 반역 모의한 것을 왕윤지가 들은 것을 안다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즉감한 왕윤지는 꾀를 냈다. 이러한 상황이 되자, 왕윤지는 즉시 손가락을 목구멍에 넣어서 그날 밤에 먹은 것을 다 토해서 이부자리를 더럽혀 두었다. 그리고 술에 취하여 정신없이 자는 것처럼 누워 있었다.
왕윤지의 예상대로였다. 왕돈은 모사 전봉을 내 보낸 다음에 불을 밝혀가지고 왕윤지가 누워 자는 곳에 들어와서 왕윤지가 토해놓고 자는 것을 보았다. 왕돈은 드디어 왕윤지가 자기들의 반역모의를 듣지 못한 것으로 생각하고 그를 의심하지 않았다.
마침 왕윤지의 압지 왕서(王舒)가 조정에서 정위(廷尉)가 되었으므로 왕윤지는 아버지에게 축하 인사를 가야한다는 핑계를 대고 왕돈의 집을 빠져 나왔다. 그리고 아버지 왕서를 만나서 왕돈과 전봉이 반역모의 한 것을 전부 이야기 하였다. 같은 왕씨로 왕돈과 협력하여 진을 부흥시킨 왕도(王導)가 이 모든 것을 황제에게 보고 하였다. 그리고 몰래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 나갔다. 결과적으로 후에 왕돈이 군사를 일으켰으나 성공하지 못하고 병들어 죽었다.
동진초기에 황제는 사마씨가 맡았지만 실제로 권력을 왕씨들이 잡고 있었다. 그러나 이익 앞에서 왕씨들은 서로 분열 되었다. 왕돈은 군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기화로 이익을 독차지 하려고 들었던 것이다. 당연히 같은 왕씨들조차도 반발하였고, 왕돈은 막강한 군사력을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하지 못하였다. 왕돈은 친척과 이해를 같이 하지 못하면서 헛된 황제 되기를 꿈꾼 것이다. 정말로 이익 앞에서는 친척도 없어야 하는 것인가? 왕돈의 경우를 보면서 생각하게 된다.

* 이 원고는 연재용으로 보냈는데, 당해 신문에서 이것이 반역에 관한 원고라 다른 것을 바꾸어 달라고 하였습니다. 나는 나의 원고를 이번 달<2011년 10월>에는 싣지 말라고 하여 당해 출간물에는 실려 있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이 원고는 이 난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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