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tal 164 article Join Login
 
<제113화> 황제가 되기에 급급한 환현

  동진시대에 환현(桓玄)은 양자강 유역의 안휘성에서 그 아버지 환온(桓溫) 대로부터 큰 세력을 가진 집안에서 출생하여 권력이 있는 자리로 진출할 수 있었던 사람이다. 드디어 근 당시의 혼란한 상황에서 무력을 가지고 진압하면서 대장군이 되어 동진에서 그를 상대할 사람이 없게 되었다.
이때에 그 밑에 있는 사람들은 이 기회를 이용하여 진(晉)으로부터 선양을 받아서 새 왕조를 세우라고 권고하였다. 이러한 분위기를 알아차린 힘없는 황제인 사마덕종(司馬德宗)은 하는 수 없이 환현을 상국(相國)으로 삼아서 모든 관리를 다 관리하게 하고, 10개의 군(郡)을 그에게 봉지(封地)로 주고 또 초왕(楚王)으로 삼았다. 그뿐 만이 아니었다. 황제만이 사용할 수 있는 아홉 가지 물건인 구석(九錫)을 사용하도록 했고, 환현의 봉국인 초에는 별도로 승상 이하의 관리를 두게 하였다.
이러한 조치는 역사에서 왕조가 바뀔 때에 나타나는 조치이다. 결국 이러한 조치가 있고 나서 얼마 후에 바로 황제자리까지 양보하게 된다. 이를 보통 선양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즉 황제의 자리를 자기 아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요임금이 순임금에게 왕위를 물려주듯이 훌륭한 인물에게 물려주는 것을 말한다. 사실 말이야 훌륭한 인물에게 황제의 자리를 물려준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무력으로 빼앗는 것이다. 다만 형식만 그리하는 것이다.
그런데 환현의 사람됨은 황제를 맡기에는 너무도 가식적(假飾的)인 인물이었다. 그것이 나타난 첫째 일로는 환현은 이치상 자기의 봉국으로 돌아가야 했기에 황제에게 번국인 초로 돌아가겠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가기 싫어서 뒤로 가서 황제에게 손수 조서를 써서 만류하여 달라고 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자기는 자기 봉국으로 돌아가려고 했으니 제후로써의 도리를 다하였지만 황제가 만류하여 가지 않는다고 알게 하려는 것이었다.
또 자기가 정권을 잡았으니 이러한 때에 숨은 인재가 나타나게 하려고 하였다. 숨은 인재가 나타난다는 것은 이제 안정되고 평화로운 시대를 열게 된다는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환현은 옛날부터 유명한 은사(隱士, 숨어사는 사람)인 황보밀의 6대 손자 황보희지를 찾아냈다. 그리고 그가 은사(隱士)라고 하면서 뒤로 그에게 쓸 물자를 넉넉히 주었다. 그렇게 훌륭한 은사라면 조정에서 채용해야 하겠지만 채용할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 그를 저작랑으로 부르고 나서 뒤로 가서는 이를 사양하게 하였다. 은사가 아니 사람을 은사라고 속일 뿐 만 아니라 조정에서는 은사를 불러 쓰려고 했지만 이 은사가 거절하여 하는 수 없이 산에 그대로 숨어 살게 둘 수밖에 없다고 선전하려는 것이었다.  
또 환현은 성격이 괴팍하고 탐욕스럽고 야비하여 사람들이 법도에 맞는 글씨나 좋아하는 그림, 아름다운 정원과 주택을 갖고 있으면, 반드시 노름을 이용하여 그것을 빼앗았다. 더욱 구슬을 대단히 좋아하여 일찍이 손에서 떨어진 적이 없었다. 이러하니 나라를 세울만한 인물이 안 되는 것은 분명하였다.
그래도 당장 무력을 가지고 있는지라 동진의 안제 사마덕종은 환현에게 선양한다고 하고 자기는 영안궁(永安宮)에 거주하였다. 그러자 환현은 얼마 후에 단을 쌓고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 보통 이러한 경우에 세 번은 사양하는 것이 관례지만 그러한 절차도 없이 선양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환현이 초나라 황제가 되기에는 성품이 가혹하면서도 자잘하며 스스로 뽐내기를 좋아하였다. 주관하는 자가 일을 상주하면서 어쩌다가 한 글자라도 서체에 맞지 않거나 어쩌다가 문구가 어긋나면 반드시 규명하여 적발해내어 총명함을 드러내 보였다. 황제가 자기가 똑똑하다는 것을 보이려고 노력한 것이다. 자기보다 똑똑한 사람을 쓰려고 하는 사람이 훌륭한 지도자인데, 자기가 다른 사람보다 똑똑하다는 것을 보이려고 했으니 사람들을 통솔할 인재는 아니었다. 결국 유유가 반기를 들었고, 환현은 목 잘려 죽는 신세가 되었다.
어느 시대나 자기에 맞지 않는 옷을 입으려는 사람은 많다. 자기의 능력과 덕에 따른 옷을 입으면 중간은 간다. 분에 넘치는 자리를 바라고 욕심을 갖는 것은 환현과 다를 바 없지 않을까?


Prev
  <제114화> 모용희의 못난 황후 아끼기

권중달
Next
  <제112화> 헛된 이름을 좇지 않은 남량

권중달
List


Copyright 1999-2026 Zerobo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