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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 핏줄을 생각하다 북위로 간 소종(蕭綜)

위진 시대 남조의 제(齊)는 소도성(蕭道成)이 세운 왕조인데, 소보권(蕭寶卷)이 황제가 되어 갖가지 기행(奇行)을 저지르는 바람에 소연(蕭衍)에게 쫓겨났고, 몇 년 후에 제 왕조는 소연의 양(梁)왕조로 바뀐다.
그런데 이때에 소연이 제의 황제였던 소보권이 아끼던 여인을 받아들여 후궁으로 삼았는데, 이 여인이 오숙원(吳淑媛)이다. 성이 오씨이고 숙원지위를 가진 후궁이 된 것이다. 사실 그녀는 제의 황궁에 있을 때에 이미 소보권의 아기를 임신하고 있었으므로 새 낭군인 소연에게 와서 그 아기를 낳았다. 그가 소연에게 온지 7개월 만의 일이다.
그러니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수군거렸다. 오숙원이 낳은 아이는 소연의 아이가 아닐 거라고. 그렇지만 정작 소연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소종(蕭綜)이라고 이름의 지어 주고, 자기의 아들로 잘 키우려 했다. 그래서 조금 자라자 예장왕(豫章王)으로 삼고 다른 자식들과 같이 대우하였다.
그러나 오숙원의 입장에서는 그 아이가 소연의 아들이 아니고 실제로는 소연에게 쫓겨난 죽은 소보권의 아들이라는 것이 밝혀져 세상에 드러날까 노심초사하였다. 그래서 소종이 말을 알아들을 만큼 자라자 신신당부했다. “너는 7개월 만에 태어난 아이이니, 어찌 여러 황제의 아들들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너는 태자의 다음 동생이어서 다행히 부귀를 보존할 것이니 누설시키지 마라.”비밀이 숨겨지기만 하면 양왕조에서 부귀를 누릴 수 있을 거라는 말이다.
이 말을 들은 소종은 자기와 어머니 오숙원의 기구한 운명을 알고 기가 막혔고, 그래서 어머니를 붙들고 한참이나 통곡하였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양나라 세상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강구해야 했다. 낮이면 다른 때난 마찬 가지로 농담도 하고 지내었기에 다른 사람이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러나 밤이 되면 고요한 방에서 문을 닫고 머리를 풀어헤치고 방석을 깔고 앉아서 개인적으로 별실(別室)에서 제(齊) 나라의 일곱 사당에 제사를 지냈다. 뿐만 아니었다. 때로는 미복(微服)으로 갈아  입고 제나라 때의 황제였던 고종 소란(蕭鸞)의 능을 찾아가거나 또 소연에게 쫓겨나 동혼후(東昏侯)로 강등되었다가 죽은 실제 아버지인 소보권의 무덤을 찾아가기도 했다. 그리고 시대가 변화하여 기회가 찾아오기만을 기다렸다.
다른 한편으로 기회가 찾아오면 아버지의 원수를 갚으려 했는지 용기와 힘을 키웠다. 결국 용기와 힘을 가지고 있어서 손으로 달리는 말을 제압할 수 있게 되었고, 다시 재물을 경시하고 선비를 좋아하면서 오직 몸에 맞는 옛날의 옷만을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나누어주어 항상 궁핍하게 되었다. 사람을 얻으려는 것이었다.
또 항상 내재(內齋)에는 땅에다가 모래를 펼쳐놓고 종일토록 맨발로 다니니 발밑에 굳은살이 생겨서 하루에도 300리를 갈 수 있게 되었다. 또 그때까지 살아 있는 제(齊)의 5대 황제 소란의 아들인 소보인(蕭寶寅)에게 연락하고 방문하게 하며, 그를 숙부라고 불렀다.
그러한 그가 남연주(南兗州, 강소성 양주시) 자사가 되었다가 다시 팽성(彭城, 강소성 서주시)에 있게 되었는데, 이 지역은 북위와 경계가 맞닿아 있었다. 그래서 북위와 자주 다툼을 벌여야 했는데, 북위의 안풍왕(安豐王) 원연명(元延明)과 임회왕(臨淮王) 원욱(元彧)이 군사 2만 명을 거느리고 팽성을 압박하였지만 이기고 지는 것이 오랫동안 결판나지 않았다.
이를 본 양의 황제 소연은 소종이 북위와 싸우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군사를 끌고 돌아오라고 명령하였다. 하지만 소종은 이번에 돌아가면 북쪽으로 올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은밀히 사람을 파견하여 원욱에게 항복문서를 보냈다. 처음에 북위는 이를 믿지 못하였으나, 결국 소종은  밤중에 나아가 걸어서 위의 군영에 투항하였고, 소종이 지키던 팽성은 북위의 수중에 들어갔다. 양무제 소연의 대범한 사랑은 혈통을 생각하는 소종에게 여지없이 무너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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