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왕(秦王)인 영정(贏政)은 기원전 246년, 13세에 우여곡절을 겪으며 장양왕(莊襄王)의 뒤를 이어서 진의 왕위에 올랐다.
물론 이때에 진의 국력은 강하여 주변에 있는 여러 나라로부터 강한 견제를 받고 있었다.
주(周)의 제후로 출발하였던 70여 나라가 거의 다 없어지고 흔히 말하는 7국이 중심이었다. 아직도 작은 나라인 위(衛)가 있었지만 국제적인 영향력은 미미하여 진은 나머지 6국인 초(楚), 연(燕), 제(齊), 한(韓), 위(魏), 조(趙)와 대결해야 했다.
아무리 진이 강해도 여섯 나라가 연합한다면 쉽게 버텨내기 힘든 법이다. 그러나 여섯 나라는 먼 앞은 내다보지 못하고, 연합했다가 서로 미루면서 전세를 호전시키지 못했고, 드디어 왕위에 오른 지 25년만인 기원전 221년에 맨 마지막까지 있던 제(齊)가 망하였다. 물론 그 후 12년간을 더 버텼던 위(衛)가 있지만 이는 보잘것없는 나라여서 제가 망한 것으로, 진이 통일했다고 말하고 있다.
맨 마지막으로 진의 장수인 왕분(王賁)이 제(齊)를 공격하다가 임치에 도착했을 때, 제인(齊人)은 싸우려는 사람이 없었다. 진에서는 제왕(齊王)에게 항복하면 500리의 땅을 줘서 제후로 삼겠다고 유혹하니 제왕이 항복하였다. 진은 제왕을 공(共)에다 옮겨 놓고 소나무와 칙백나무가 우거진 가운데 방치하니 결국 굶어 죽었다.
후에 진에 대해 반감을 품은 사람들은 이를 안타깝게 생각했고, 제인(齊人)들은 자기들의 왕인 전건(田建)이 여러 빈객(賓客)들의 말을 듣고 합종(合從)하지 않은 것을 노래로 한탄하였다. ‘소나무야! 측백나무야! 전건을 공(共)에 살게 한 빈객들아!’, 자치통감을 쓴 사마광도 ‘가령 6국으로 하여금 능히 신의로써 서로 친하게 할 수 있었다면 진이 비록 강포했다고 하여도 어찌 그들을 망하게 할 수 있었겠느냐? 라고 아쉬워하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영정은 각기 600년 이상을 내려온 7국을 멸망시키고 통일을 하였다. 과거에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시대를 연 것이다. 과거에는 최고의 직위란 왕(王)이었지만 이제 많은 사람이 사용하였던 이 명칭은 마땅치 않았다. 중국 역사에 나오는 삼황(三皇)과 오제(五帝)의 공덕(功德)을 합친 것만 하다고 하여 자기 스스로를 황제(皇帝)라고 호칭하게 하였다. 또 그동안 왕의 명령(命令)이라고 하던 것은 고처서 제조(制詔)라고 했으며, 시법을 없앴다.
또 제(齊)의 추연(鄒衍)이 주장한 종시오덕(終始五德)의 운(運)을 설명하는 논리에 따라 진(秦)이 숭상하는 오덕(五德)을 정하였다. 영정은 진에 앞서 있던 주(周)가 화덕(火德)을 주장했으므로 화(火)를 이기는 것이 수(水)임을 들어 진은 수덕(水德)을 숭상한다고 하였다. 또 수(水)가 가리키는 색(色)이 검은 색이므로 의복, 정모(旌旄), 절기(節旗)를 모두 검은 색으로 하도록 했으며, 숫자도 음(陰)을 가리키는 6에 맞추어 6을 단위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진은 통일한지 15년 만에 망하여 자기가 시황제가 되고, 2세 황제가 되어 그 후로 수만 대(代)에 이르겠다는 꿈은 이룩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황제라는 용어는 그 후의 왕조에서 계속 사용하였고, 제(制)와 조(詔)라는 황제의 명령도 계속 사용했으며, 왕조가 숭상하는 오덕(五德)을 정하는 것도 쉬지 않았다. 후한은 화덕(火德)을 존중한 나머지 도읍인 낙양(洛陽)의 낙(洛)에 수변(水邊)이 있다 하여 이것이 왕조의 오덕과 상충한다면서 그 글자를 낙양(雒陽)으로 바꾸어 썼다. 시황제가 된 영정은 문자와 도량형을 통일했으며, 무기를 다 거두어들이는 등 통일정책을 폈다.
그 후에 중국역사는 진시황의 통일과 전국7웅의 분열이 교차하면서 진행되지만, 진시황이 중국을 만드는데 기여한 업적은 오늘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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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감닷컴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5-04-13 09: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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