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에 들어 온 이후에 중국은 서족 산악지대에 있는 진(秦)과 동부에 있는 연(燕), 제(齊)와 중부에 있는 한(韓), 위(魏), 조(趙), 남부에 있는 초(楚) 등 여섯 나라의 대결로 치닫고 있었다. 점점 강력해 지는 진(秦)의 동진에 위협을 먼저 느낀 나라는 한(韓)이었다.
한에서 생각해 낸 방법은 진(秦)을 피폐하게 만들어서 없애야겠다는 데 이르렀다. 방법은 무엇인가? 진(秦)에 토목공사를 일으키면 국력이 소모 될 것이므로 대대적인 토목공사를 일으키도록 유도하자. 여기까지 생각한 한(韓)은 당시의 최고 토목기술자인 정국(鄭國)을 간첩으로 이용하기로 했다. 그래서 정국은 진(秦)에 잠입해 대대적인 토목공사를 일으키게 되었다.
정국은 진(秦)에 잠입해 진 조정대신들을 설득했다. 진은 산악지대에 있으므로 농토가 적으니, 수리시설을 하라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경수(涇水)에서 운하를 뚫기 시작해 중산(仲山)에서 북산(北山)까지 운하<거(渠)>를 만들어 북산의 동쪽으로 물을 대게 하였다. 이것을 하자고 주장한 시점은 진(秦)의 영정(嬴政)이 등극해 시황제가 되지 않은 기원전 246년의 일이었다.
이 시기에 운하를 뚫자면 그야 말로 국력을 다 소비해야 했다. 그래도 산악지대에 있는 진은 논의 끝에 운하를 뚫기로 했고 정국은 그 작업을 지휘했다. 한(韓)의 목표가 성공하는 듯했다. 그러나 도중에 정국의 정체가 드러났다. 진인(秦人)들은 정국을 죽여야 했다. 정국이 말하였다.
‘제 이야기를 들어 보십시오. 제 말을 들어서 진에서 이 공사를 계속한다면 공사를 완성하느라고 몇 년 더 수고를 할 것이고, 아마도 그 공사기간에 한(韓)은 안전할 것이며 몇 년간 한의 운명을 연장해 줄 것입니다. 그러나 진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 공사를 완성하게 되면 천만년 동안 이익이 될 것이며 나를 죽인다면 한의 운명을 몇 년 일찍 없애는데 그칠 것입니다. 이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십시오.’
진나라 사람들은 정국을 살려주고 그로 하여금 토목공사를 끝마치게 했다. 드디어 운하가 완성되고, 진흙이 잔뜩 섞인 흙물을 소금기가 있는 땅에 붓기 시작햇고, 소금기가 많아서 농사지을 수 없는 땅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으로 바뀌었고, 그것은 무려 4만여 경(頃)이었다. 농사를 지어 보니 1무(畝)에 1종(鐘)의 곡식이 생산되었다. 1무(畝)는 사방으로 240보(步)인 땅의 면적이며, 1경은 100무(畝)이니, 4만 경은 400만 무인셈이다. 또 1종(鐘)이란 6곡(斛) 4두(斗, 말)의 양(量)을 말한다. 따라서 4만경에서의 수확은 256만 두(斗)이다.
진시황은 이 후로 25년 후에는 7국을 통일하여 중국 최초의 통일 국가를 이룩한다. 그리고 중국 고대의 이름난 3황과 5제의 명칭을 합해 황제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최초에 황제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하여 스스로 시황제라고 불렀다.
2,300년 전에 이렇게 큰 토목공사를 할 수 있는 기술이 있었다는 것도 놀랍고, 간첩이라도 소용하였던 진나라 사람들의 배포도 놀랍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과 이러한 배포가 아니었다면 산악지대의 한 귀퉁이에 있던 진(秦)이 평야가 망망대해와 같은 동방의 여러 나라를 어떻게 합병해 통일 할 수 있었을까? 또 그렇게 훌륭한 기술자를 가졌던 한(韓)은 그 기술을 스스로 이용할 생각을 않고 적국을 망하게 하려는 생각만 했으니, 한심한 말로를 겪게 되었다.
어느 시기엔들 그러한 일이 없겠는가? 과학기술을 파괴적으로 이용한 것이 한(韓)의 정책이라면, 긍정적으로 이용한 것은 진의 정책이다. 이쯤 이야기 하면 현대 국제사회의 각국의 정책을 보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북한의 원자력 기술이 전국시대의 한(韓)처럼 파괴적으로 이용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비단 우리의 안녕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들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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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감닷컴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5-04-13 09: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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