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연하게 어느분이 자기의 블로그에 나에 관한 글을 올렸고, 그 내용이 꽤 마음에 들어서 계속 읽어 내려 갔습니다. 이분은 컴퓨터 전문가인 듯 합니다. 이 분이 하는 말의 내용은 우리나라에서는 왜 잡지가 왜 자꾸 폐간 되느냐의 문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했습니다. 책을 안 읽는 것을 개탄하는 듯 했습니다. 그래서 여러군데 공감하는 바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분야가 다른 나에 관한 이야기를 했군요. 일부분을 소개 합니다.
"이런 와중에 이곳 불펜에서 반가운 소식을 보았습니다. 자치통감 번역본 완간 소식.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28&aid=0002048255) 원전인 한자 외의 유일한 외국어 번역본이라니, 대단한 위업입니다. 사마광의 자치통감은 편년체 역사서의 대표작으로 많이 언급되는 사서입니다. 중국사를 다룬 많은 서점의 책들의 원전은, 사실 사기나 자치통감 정도입니다. 그 자치통감이 한 노학자(중앙대 명예교수)의 노력(+ 아마도 대학원생들의 노력)으로 번역본 완간이 된 겁니다.
가히 우리 문화의 토양을 비옥하게 한 쾌거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제 경우 대대적 한자교육에는 회의적인 입장이지만, 이런 고전을 완역하는 가치와, 한자가 동양의 라틴어같은 위상을 가지고 있다는 데에는 전적으로 동의하니까요.
이번 자치통감 완역본을 출판한 출판사도 최소한 손해를 보지 않고 유지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어려운 작업을 해냈는데 재정적 이득은 고사하고 손해를 본다면 그건 안 될 일이니까요. 그 면에서 저도 한두권은 구매할까 합니다. 생각같아서는 잔뜩 구매하고 싶은데... 돈도 돈이지만 부피가 장난아니겠네요. -_-;; 아무튼 권중달 명예교수님의 집념에 찬사를 보내고 저도 그 학문하는 자세를 본받고자 합니다.
그런데 이 분은 예전에 대학을 마친 분 같군요. 왜냐하면, "(+ 아마도 대학원생들의 노력)"라고 하였군요. 그런데, 첫째로 요즈음 대학원 학생들이 이 원전을 번역할 수 있을까 하는 것과. 두번째로 요즈음 대학원 학생들은 많은 사람이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교수가 하라고 해서 무조건 따라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지요. 또 대학원학생들이 번역했다고 해도 그것을 교정 보느니, 차라리 혼자 하는 것이 났다는 사실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시대는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는 습관은 점점 더 엷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넓지만 얇은 지식을 가지고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다른 사람보다 앞서가기 위하여서는 다른 사람이 안 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책을 안 보니까 안 봐도 된다는 식의 생각은 본인을 보통 사람으로 만들어 줄 뿐입니다.
그 잘못은 그동안 우리가 벌여온 교육의 잘 못에 있습니다. '최근에 철학과 현실'이라는 잡지에서 특별기고를 해 달라고 해서 글을 하나 썼습니다. 성리학이 북송에서 일어난 것은 주렴계에서 주희에 이어지는 사람의 덕이기 보다는 그 이전에 이들을 가르쳤던 스승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선생이 만약에 자기가 하는 일을 직업으로만 생각한다면 교육은 망하는 것입니다. 선생도 제자를 이용하러 들고, 제자도 스승을 이용하러 드는 상황이 만연해 있는 것을 아닌지 걱정될 때가 많습니다. 공부와 돈을 일치 시키려는 풍조때문이것 같아서 그것도 걱정스럽습니다. 미래가 없으니까요.
이 문제를 풀려면, 온 국민이 가치 있는 것을 도와야 합니다. 눈 앞에 배고픈 사람에게 빵을 하나 주는 것은 훌륭한 일입니다. 그런데 그보다도 그 사람에게 빵을 만들거나 벌어 먹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더 훌륭하고 가치 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을 밀을 심을 밭을 마려해 주는 것입니다. 나는 이 일을 하려고 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당장 눈 앞에 효과가 보이는 빵 나누어 주기에 열심입니다. 정치인들이 말하는 것을 보셔요. 모두 그렇거든요. 빵 만드는 방법을 가르칠 줄 몰라서 그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걱정이라는 것입니다. 문화산업의 시대는 점점 다가 오는데, 문화 컨텐츠가 무엇을 캐내는 광업인지를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지요.
나는 자치통감의 번역에 30년을 보냈습니다. 물론 고칠 부분이 아직도 많습니다. 차차 하나씩 시간되는 대로 수정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작업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캐 먹을 수 있는 광산을 하나 만들어 놓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나라 사람들이 다 캐 먹으면 어찌하나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냥 몇마디 넉두리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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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질문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