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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중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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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혁해야 할 역사교육의 틀(문화일보칼럼)
* 지난 2005년 12월 15일에 문화일보의 부탁을 받아서 쓴 칼럼입니다. 저는 이 칼럼을 쓰고 16일부터 22일까지 일본에 다녀 왔습니다. 오사카, 나라 , 아스카, 고야산을 다녀 왔습니다. 여러 가지를 많이 보고 느끼고 왔습니다. 그러면서 더욱 우리의 역사교육이 제대로 되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음은 문화일보에 실린 칼럼원문입니다.        



개혁해야 할 역사교육의 틀

최근 몇 년 동안 우리 정부나 힘 있는 사람들은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먼저 불을 지핀 것은 문민정부의 ‘역사바로세우기’라는 듣도 보도 못한 말이었고, 국민의 정부시절에는 ‘대통령의 위대한 치적을 교과서에 싣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참여정부가 들어서자 ‘과거사 청산’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법률까지 만들었다.
지금 힘을 가졌다하여 시녀 역사가를 동원할 수는 있어도 이미 지나가 버린 역사를 다시 고추 세울 수 없고, 현재는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과거를 청산할 수도 없다. 지난날에 사건을 일으킨 사람이 범법행위를 하였다면 시효(時效)의 범위 안에서는 형사 처벌이 가능하겠지만 그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역사평가에 힘이 개입하여도 실익이 없는 헛수고다.
최근에 권력자가 힘을 가지고 자기 이념으로 역사를 재단(裁斷)한 사례는 중국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자기들의 정치적 목적 때문에 중국에서 2천년 동안 숭앙해 온 공자를 비판하고, 폭군의 대명사로 불린 진시황을 들어내어 기려야 한다는 논리의 ‘비공양진(批孔揚秦)’이고, 이것이 무산계급(無産階級)의 문화대혁명 속에 나타난 중국의 역사학이었다. 그 10년간의 정치적 회오리가 지나가 버리고 배경 힘이 빠지자 하루아침에 이 논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비공양진을 내 세웠던 사실만이 역사로 기록 되어 후손에게 ‘정치적 목적을 위해 역사를 가지고 장난질 친 사실’만이 불명예스럽게 전해진다.
사실 따지고 보면 문민정부, 국민정부, 참여정부가 시도한 정권차원에서 역사를 평가하려는 만용도 이전부터 역사교육을 잘 못시킨 데에 원인(遠因)이 있다. 해방 후 역사교육은 충신과 간신, 애국자와 반역자, 우리와 남을 갈라놓고 평가하는 단세포 교육을 하였다. 그래서 역사교육은 충신과 애국자와 우리의 훌륭함만을 외우라고 강조해야했다.
역사적 실제에서 나타난 것은 ‘쉰들러’의 경우처럼 한편으로는 독일에 협조하는 것 같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무고한 이스라엘 사람들을 살리려는 처절한 노력을 한 중층적(重層的)이고 복합적인 인간상과 사회상인데 이를 이해하게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국도 세계의 일부분으로 끊임없이 세계와 호흡하며 내려왔다는 한국사가 아니고, 우리나라는 다 옳고 훌륭하며, 혹은 주변나라는 다 나쁘며, 우리는 억울하다는 식의 국사였고, 따라서 필수여야 했으며 정부에서 그 서술의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일단의 야망에 찬 사람들은 자기들의 사관(史觀)도 수많은 사관 가운데 하나로 머물러 있거나 자기의 역사이론으로 다른 사람과 토론할 생각을 하기보다 역사학 이외의 방법 예컨대 대중매체나, 운동을 이용하거나, 더 나아가서 전 국민에게 역사교육의 방향을 정할 수 있는 권력을 움켜쥐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세월이 지난 다음에 이렇게 힘을 쥔 사람들의 행동도 다른 모든 역사사실과 함께 영원히 지워지지 않게 화석화(化石化)하여 힘의 시녀가 됐다는 내용을 덧붙여서 후세에 불명예스럽게 전할 것이다. 이러한 역사교육이 계속되는 한 권력의 시녀는 양산될 것이니 권력자나 그 사람을 위하여 불행한 일이다.
그러니 이제는 역사교육의 틀을 바꾸어야 한다. 사실의 나열과 암기가 아니라 구체적인 사료를 다양하게 보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정답이 있는 역사교육이나 암기만 시키는 역사 교육은 역사교육 받는 사람들을 정신적 노예로 만드는 작업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 정신적 노예 상황을 극복하지 않는다면 역사교육이 다양함을 인정하여 평화를 추구하는 인간을 길러내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권중달(중앙대 사학과 교수, 한국사학사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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