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2/7)에 중대신문기자가 이제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왔었습니다. 그 때 인터뷰한 것을 2월 12일자에 실었습니다. 내 뜻을 전부 실은 것은 아니지만 그 나름대로 정리 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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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 큰 뜻을 펼치거라’
권중달 교수가 전하는『자치통감』이야기
박성은 parakiss854@cauon.net
'스스로를 다스려라'. 각종 자기계발 지침서들이 내거는 한결 같은 주제다. 책이 전하는 메세지는 自治(자치)를 통해 자기계발을 이루고 개인에게 ‘사회적 성공’의 의미에 가치를 부여한다. 이제 막 사회를 향해 내딛는 졸업생들에게는 속속들이 공감되는 이야기들이다. 사회인으로서 준비과정에 있는 졸업생들에게는 실용서만이 현실적으로 다가올 뿐이다. 허나 실용서에 담긴 자아발전의 내용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변화시켜주지 못한다.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기 위해서는 창의 크기부터 변화시켜야 한다. 자신을 다스린다는 의미에서 한층 더 나아가 역사를 기록한『자치통감』은 그러한 의미에서 뜻 깊다.
‘자치(資治)’는『자치통감』의 제목이자 핵심이다. 단지 자치(自治)와의 한자(漢子) 한 자의 차이지만 그 속에는 역사가가 후대를 생각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사마광이 남긴 자치(資治)의 속뜻은 무엇이었을까. ‘역사’라는 거울을 통해 과거를 반추해 보고 현실의 난관을 극복하라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이 의도에서『자치통감』은 이미 개인이 남긴 역사서라는 의미를 뛰어넘어 세상을 바라보는 거시적인 틀을 제공하는 실용서가 된다.
천 년 하고도 삼백년의 세월, 소설 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기억 저편에 아스라이 사라졌던 수많은 이야기들은 권중달 교수(문과대 사학과 명예교수)의 노력으로 다시 재연되었다. 그의 말투에는 역사서 복원이 힘들었던 점보다 출판사의 출판 거절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던 기억의 씁쓸함이 묻어났다. 만리장성만큼이나 긴 세월을 십년의 세월동안 역으로 거슬러 올라간 그는 “역사를 공부하는 것 자체가 사회와의 연결을 의미 한다”며 역사가의 신념을 확고히 했다. 이처럼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는 ‘역사가라는 접점에서 한데 어우러진다.
집필자의 붓 끝에서 출발해 한 시대를 풍미하는 역사는 국가의 생성, 몰락과 쇠퇴를 거치면서 완성된다. 그가 말하는 역사란, ‘영원불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이 평범한 진리만 깨닫는다면 한 층 더 겸허하게 인생을 바라볼 수 있다”며, 역사가 주는 교훈에 주목했다.
훗날을 도모하는 인물은 백성을 생각하는 그릇 또한 큰 법이다. 그가 전하는 큰 그릇을 가진 지도자의 가치관은 “천하의 근심을 먼저 걱정하고, 천하의 즐거움을 뒤에 즐거워 할 것이니라(先天下之憂 而憂 後天下之樂而樂)”라는 문구에 함축적으로 담겨있다. 중국 송나라 시기의 재상 범중엄은『악양루기』에서 이상적인 정치가의 모습을 전하고 있다. 이처럼 ‘백성을 위한’ 지도자의 가치관은 우환의식에서 출발한다. 지도자가 어버이로서 백성을 자식처럼 여기는 마음은 憂(우)를 통해 맥을 잇고 이는 곧 민생정치로 이어지는 첫걸음이 된다.
『자치통감』이 이 시대에 주목받는 이유는 이같은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다. 시대를 넘나드는 정치교과서에 담긴 지도자의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사상은 변하지 않지만 현실은 늘 변화의 흐름에 놓여있다. 현정치상에 지친 국민들은 이상적인 정치상에 끊임없이 목마르다. 그는 “국민들은 늘 이상적인 정치인을 기다리지만 현실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다”며 “『자치통감』이 지혜의 샘으로서 국민들에게 오아시스로 다가올 수 있길 기대해 본다”고 끝을 맺었다.
냉정한 현실을 감내하고 당당히 일어서려는 예비사회인들. 역사의 중심 속엔 사회로 뛰어드는 그들이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역사의 한 줄기를 결정짓는다. 새 신으로 갈아신는 그들의 마음가짐에는 '자치통감』의 큰 뜻을 품길 바란다. 스스로를 살아있는 역사로 만들어 가는 것이 인생의 큰 목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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