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6 18 1
  View Articles
Name  
   권중달 
Subject  
   독자 김명회씨의 질문
* 이 질문은 개인 메일로 온 것으로 이곳으로 옮겨 놓은 것입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저는 중국에 관심을 두고 배우고 있는 대학생 김명회입니다. 작년에는 중국어를 배우러 대만 국립 정치대학교로 교환학생을 다녀오기도 하였습니다. 교수님의 약력에 교수님께서 일찍이 정치대학교에서 유학하셨다는 것을 보고 반가움과 존경을 느꼈습니다.

저는 지금 교수님의 역서 허드슨 강변에서 중국사를 이야기하다와 저서 자치통감 3번 태어나다를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사반공배의 효과를 노리기 위해 자치통감만이라도 꼭 완독하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런데 허드슨의 저자 황인우 박사는 책에서 한무제 때 유학이 정치논리가 된 이후 역사서는 문관집단의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편협하게 쓰였으며, 현대를 사는 우리는 이와 달리 거시적 관점에서 분석하며 역사를 읽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송 신종 시대에 왕안석에 비해서도 더 유가 정통 정치논리에 집착했던 사마광의 자치통감을 어떻게 읽어야 거시적 관점을 견지하며 읽을 수 있을까요? 교수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
왕안석과 사마광 가운데 누가 더 정통적인 시각을 가졌는지는 속단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왕안석은 유학을 새로이 해석해야한다는 입장에서 주관신의나 삼경신의 같은 新義를 저술했으니까요.
비교한다면 왕안석은 보다 철학적이라고 한다면 사마광은 역사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왕안석은 철학적 입장이므로 경전을 해석하고 이를 모든 것에 적용하려는 입장이라고 한다면 사마광은 역사적 사실에서 진리를 찾고 싶어 했다고 할 것입니다.
대체로 철학적인 입장으 가진 경우에 급진적일 수 있습니다. 이미 진리를 발견했으니까 바로 그 진리에 의거하여 실천하고 싶은 거죠. 그러나 역사적 입장이라고 한다면 세상의 변화는 급히 가고 싶다고 해서 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냥 두어도 변하게 되어 있다 입장입니다. 그래서 좀 보수적으로 보입니다.
보수적인 입장이라고 하여 변화를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시절에 맞도록 역사가 변하는 속도에 맞추자는 입장입니다. 그러므로 질문하신 사마광이 더 정통적이라는 말은 사실과 좀 거리가 있는 이해 같습니다.
거시적이라는 말은 역사를 짧은 기간으로 판단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긴 기간의 변화를 보라는 뜻이지요. 그렇다면 역사연구에서 구체적인 사건을 어떻게 연구하느냐고 묻는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 그러나 거시적이라는 말은 아주 조그만 사건을 보더라도 긴 역사의 맥락을 이해하고 보아야 한다는 말이지 연구자체를 긴 시간을 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첨언한다면 요즈음 연구논문 가운데는 좌표를 제시하지 않고, 즉 역사적 시간과 공간적 위치를 고려하지 않고 쓴 논문들이 양산되는 듯한 느낌입니다. 이것을 나는 점의 연구라고 봅니다. 선과 면의 연구를 하여야 비로소 사건의 진면목이 보인다는 뜻이지요. 이것이 거시적 시각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명회 ::: 답변 감사합니다! 거시적 관점에서 자치통감을 읽기 위해서라도 더 많이 학습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설픈 질문에도 친절히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Prev
   속자치통감 번역

권중달
Next
   [대만 타이베이국제도서전] 참가중입니다.

통감닷컴


Copyright 1999-2022 Zeroboard / skin by Styx